영화줄거리
기억 속의 사랑 vs 현재의 사랑.
내가 사랑한 여자는 누구일까?
신기하지? 그 얼굴만 생각이 안나. 내가 사랑하는 여자만...
기상캐스터 진수는 우연히 교통사고를 당한다. 큰 부상 없이 업무에 복귀하지만 문제가 생긴다. 8년 동안 사랑했던 자신의 연인이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는 것. 진수는 자신의 대학 친구인 연희에게 도움을 청한다.
진수와 같은 동아리 친구였던 연희는 진수의 절친한 친구인 상인과 연인 관계였고 최근 그와 헤어져 깊은 상처를 안고 있다. 연희에게 지난날의 기억들은 모두 잊고싶은 것들 뿐이지만 그녀는 진수를 위해 지난 기억들을 하나씩 되살리기로 한다.
나, 이제 기억을 찾고 싶지 않아. 네가 있으니까...
서로의 만남이 잦아지면서 진수는 연희에게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된다. 진수는 마침내 과거의 기억을 포기한 채 연희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 결심한다. 하지만 연희는 그런 진수의 마음을 모르고 진수의 사랑을 찾아주려 애쓴다. 어느새 그녀의 마음 속에서도 진수를 향한 사랑이 싹트지만 그의 연인을 찾아주는 것이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라 여기며...
그러던 어느 날, 진수의 연인이었다는 광고학과 후배 채혜영이 나타나는데...
故事梗概:
记忆中的爱情和现实中的爱情
我爱的人到底是谁呢?
很奇怪吧?我用心爱着的女子,我记不起她的样子了……
气象播报员진수偶然遭遇到一场交通意外。伤势并无大碍,就重新投入工作,但是渐渐地出现了一些问题。他忘记了恋爱8年的恋人是谁,于是他向自己的大学同学연희求助
연희和진수曾经是同一社团的成员,并且연희是진수最好的朋友的女朋友,不过最近他们分手了,现在연희非常伤心。她不想再提起以前的事情,但是为了진수她决定一点一点回忆过去
我,现在不想找回记忆了,因为有你……
在两人频繁的接触中,진수对연희产生了感情。他最终放弃了寻找记忆中的女孩儿,想要和연희开始一段新的恋情。但是연희并不知道他的心思,还在努力的为他寻找曾经的爱。不知从何时开始연희心里也对진수萌生了爱意,她觉得能为他做的也只有为他找到曾经的爱人了……
后来,有一天,진수以前的女友,广告学部的后辈채혜영出现了……
中文评论:
八年前的一次交通意外,令LEE Jin-soo患上了失忆症,而在交通意外的八年后,他才恢复了记忆。但 是,他仍未忘记八年前的爱人Yeon-hee。
为了找回八年前的情人,Jin-soo便请当年的大学同学作出协助。终于,他找到了Yeon-hee。可是对Yeon-hee来说,Jin-soo的失忆是对她在恋爱路上的一次沉重打击。现在的她只能回想过去。
两人再次重遇并相处一段日子,却发现爱情的火花又在彼此间重燃起来… …
看这部片子的时候大概是凌晨2点半,实在睡不着,想看看电影培养一下睡意,哪知道越看越有意思,越看越精神。弄得4点多看完电影了脑子里还是在琢磨片子中的情节。我想等一上网,就在新视界里写个影评。
片中的人物基本上都是同一大学的校友,而且是摄影协会的成员。男主角JIN SOO是气象播报员,遭遇了一场车祸,没受什么伤,惟独丧失了一段记忆。在整理自己的东西的时候,有一张照片吸引了他,那是一个女孩的照片,可脸部曝光过度而看不清楚。这让他很好奇,总有一种渴望要弄清楚照片中的女孩是谁,心里有一个声音告诉他,这是他的真爱。而此时女主角YEON HEE打电话来,其实她是打给JIN SOO的好朋友SANG IN,YEON HEE和SANG IN是恋人,但感情日渐冷落。他们三个是非常要好的朋友SANG IN临时出差,于是YEON HEE就陪同JIN SOO一起去寻找失去的记忆。
两个人一同回忆了当初的相识:JIN SOO刚来摄影协会的时候,曾和YEON HEE谈起他参加的目的,只是为了寻找一个约会。而在这之后,JIN SOO的周围出现过很多女人,有鲁莽可爱的,也有美丽温柔的,还有才华横溢的,但在JIN SOO的记忆中没有留下刻骨铭心的感觉。然而随着两个人的不断接触和共同回忆,秀外慧中的YEON HEE对JIN SOO的影响逐步加深,成了他生活中不可缺少的部分。他开始怀疑这种找寻的目的和结果,而由于YEON HEE是他好朋友的恋人,更让他欲言又止,始终不敢坦然面对。YEON HEE也发现自己慢慢爱上了这个善解人意,对他关爱有加的JIN SOO,却怕妨碍他寻找真爱,同时也因为和SANG IN的关系冷却期而让她对爱不敢奢望。就这样,生活在爱情煎熬之中的两个人互相陪伴着度过,直到SANG IN出差归来。
其后故事的发展有了新突破,SANG IN很爱YEON HEE,可当他发现两个人之间不可能擦出爱情的火花以后,便勇敢的放弃了这段感情,交给YEON HEE一个JIN SOO很早前丢失的笔记本, 里面有一张幻灯片。
故事的结局估计大家也猜到了,不错,JIN SOO苦苦寻找的就是YEON HEE。在学校时,为了能接近她,JIN SOO参加了摄影协会,拍了YEON HEE的照片珍藏,可却从来没有向她表白过。而当他鼓足勇气,跳下征兵的列车,手捧鲜花去向YEON HEE示爱时,却发现好朋友SANG IN和YEON HEE已然成了恋人。他退缩了,把这份感情深埋了起来,一直到出了车祸。想必是上天注定他不能放弃,一起恰到好处的意外让JIN SOO自己去发现内心深藏的感情,庆幸的是他珍惜了这个难得的机会。
片子不由得让我想起了<法兰西之吻>,陪同别人努力寻找,谁知最后的目标其实是自己,兜了一大圈却又回到开始的地方,这其中的心路历程,充满了爱情的酸甜苦辣,唯有用心的人才能体会。韩国影片演绎故事情节的手段一向令我十分佩服,伴随着过去现在的切换,线索逐渐的清晰,两个人的感情如此鲜活动人,缠绵悱恻,其中的欢笑,甜蜜,哀伤与烦恼也深深地打动了我。JIN SOO一开始就爱上了YEON HEE,而YEON HEE懵然不知,不明白JIN SOO的友情伴随着浓浓的爱意,当她傻乎乎帮着撮合JIN SOO和另外的女孩,JIN SOO生气地告诉她以后不要因为这种事找他。两人夜中散步,远处陡然而起,扶摇直上的焰火预示着两个人的感情必将爆发得异常灿烂和美丽。而其后在暗房里,两人彼此都感到不能缺少对方,却没有人率先打破沉默,倒是那一闪一闪,最后猛然点亮的日光灯,悬在两人的头顶上,希望能为他们架起一座心桥。影片结尾,又回到了大学时代,窗边平淡无奇的一杯水,在阳光的照耀下,折射出彩虹一样斑斓的光环,在JIN SOO的眼中,是旁边的YEON HEE彻底改变了他的世界,心中执着涌动的爱,带着他飞跃彩虹。
韩文评论:
[프리뷰] 미스터리 멜로, 그 낯설고 상큼한 변주
2002-05-08 | 최광희 기자
언뜻 보기엔 막연해보이는 기억의 편린들을 툭 던져놓고 결국 하나로 꿰맞춰가는 치밀한 구성은 멜로적 감성에만 기대지 않고도 멜로 영화가 기대할 수 있는 감성적 카타르시스에 어렵지 않게 도달하게 만든다. 이런 방식이 주는 느낌은 특이하되 상큼하고, 엉뚱하되 담백하다.
멜로는 결말이 뻔하다는 함정을 안을 수 밖에 없다. 관객들은 스크린에 불이 켜지기 전부터 두 남녀의 사랑이 이루어질 것인지, 아니면 비극적인 결말이 준비돼 있는지 직감적으로 알아채기 때문이다. 그건 사전 마케팅을 통해 충분히 전파되는 상황이려니와, 그렇지 않더라도 화면과 대사의 호흡만 보면 결말은 금세 명약관화해지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현대 멜로 영화들도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 이루어질 것이냐 말것이냐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기 보다는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변주를 시도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어느 순간 둘 사이에 스파크가 터질 것을 뻔히 아는 관객을 전지자의 자리로 모셔놓고, 동시에 둘의 관계가 깨질 수도 있다는 속 보이는 거짓말을 가미하면서 아기자기한 사랑 게임을 펼쳐보이는 것이다.
안진우 감독의 데뷔작이자 강제규 필름이 올해 들어 처음 선보이는 <오버 더 레인보우> 역시 이같은 멜로 전략에서는 예외가 아니다. 이 영화 역시 이정재와 장진영이라는 선남선녀의 사랑을 전제로 해놓고, 둘이 어떻게 사랑의 불꽃을 만들어내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 지고 지순함과 운명이라는 악세서리가 달리는 것은 안봐도 뻔한 것이다. 그렇다 해도 이 영화를 식상한 멜로 영화의 반복이라고 몰아불일 수 없는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멜로를 바탕으로 깔면서 미스터리와의 낯선 조합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그처럼 실타래를 엉뚱하게 엉클어 놓고도 꽤나 성공적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비오는 날밤 자신의 차안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던 기상 캐스터 진수(이정재 분)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장면이 영화의 출발이다. 사고 당시 그의 차안에는 노란 프리지아 꽃이 한다발 있었으며 진수는 우산속에 가려진 한 여인을 설레는 눈빛으로 좇던 중이었다. 사고로 진수는 자신의 기억 가운데 일부가 새까맣게 지워진, 이른바 부분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된다. 그리고는 대학시절의 사진써클 동창인 연희(장진영 분)를 통해 그의 둘도 없는 친구가 연희와 사귀다 헤어졌으며, 그 자신도 대학때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기억이 흐릿한 진수는 연희를 비롯한 써클 동창들을 차례로 만나며 무지개와 프리지아 꽃, 광고학과 등 단편적인 실마리를 꿰맞춰 보지만 자신이 정말 누구를 사랑했는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오버 더 레인보우>는 진수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멜로 영화 답게) 그리 머리 아프지 않은 미로를 만들어간다. 진수의 사랑을 찾아내기 위해 자주 대학시절의 회상 장면을 되풀이하며 기억을 짜맞추는 이 영화의 호흡은 한편으로 관객을 미궁에 빠뜨리면서도 또 한편으로 웃음 짓게 만드는 이중적인 효과를 이루어낸다. 과거의 회상은 그러나 지금 진수의 사랑을 발전시키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 관객들은 진수의 기억 찾기를 돕는 연희가 언젠가 진수와 감정을 나누게 될 것을 안다. 그렇다면 영화는 진수와 연희를 맺어줄 모티브를 과거속에서 찾아내야 한다. 그러나 그 모티브는 쉽게 나타나 주지 않는다. 진수도, 연희도 속 마음을 털어놓지는 않지만 그게 안타깝다. 서로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만드는, 한 방에 스파크가 터지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필요한 두 주인공을 상대로, 동시에 관객을 상대로, 영화는 내내 숨바꼭질을 한다. 그리고 이 고도로 계산된, 그러나 간혹 허점도 보이는 숨바꼭질은 <오버 더 레인보우>를 꽤 괜찮게 빠진 대중 영화로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오버 더 레인보우>가 영리한 것은 연희를 향해 달려가는 진수의 기억 맞추기를 의도적으로 파편화하면서, 관객들이 쉽게 가늠하기 힘들도록 방향을 극도로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동원된 부분기억상실증이라는 설정은 다소 식상해 보이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락가락하면서 극의 완급을 조절하는 미스터리적인 재미는 그 식상함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 언뜻 보기엔 막연해보이는 기억의 편린들을 툭 던져놓고 결국 하나로 꿰맞춰가는 치밀한 구성은 멜로적 감성에만 기대지 않고도 멜로 영화가 기대할 수 있는 감성적 카타르시스에 어렵지 않게 도달하는 보기 드문 솜씨다. 감독은 여기에다 공형진을 앞세운 코미디적인 느낌을 양념처럼 가미함으로써 영화 전체가 쓸데없이 진중하게 흐를 위험을 능숙하게 피해간다. 이런 방식이 주는 느낌은 특이하되 상큼하고, 엉뚱하되 담백하다.
[프리뷰] 미스터리, 멜로의 이어달리기
2002-05-17 | 장병원 기자
<오버 더 레인보우>의 과거회귀는 무겁거나 퇴행적이지 않다. 다분히 상업적인 계산을 뒤춤에 감추고 있음에도 이 영화가 얄밉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기상캐스터 진수는 사랑하는 여인이 탄 버스를 쫓아가다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다. 의식은 회복했지만 부분 기억상실증에 걸린 그는 문득문득 환영을 본다. 희미하게만 보이는 환영 속의 그녀는 사고 전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가 분명하지만 진수는 그녀가 누구인지 도무지 기억할 수가 없다.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친구 상인도 알지 못한다는 이 여자의 정체는 뭘까? 상인이 뉴욕 출장을 떠난 사이 진수는 자동응답기에 메모를 남겨놓은 묘령의 여자를 만난다. '그녀' 라고 믿었던 여자는 상인과 얼마 전 헤어진 대학동창 연희다. 꿈속의 여인이 대학시절 사진 동아리 ‘메모리즈’에 함께 있었던 회원이었다는 사실을 안 진수는 연희의 도움을 받아 주변 인물들을 하나씩 만나기 시작한다. 실연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연희, 과거의 사랑을 찾아 헤매는 진수.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와중에 두 사람은 서로에게 향하는 마음 때문에 흔들린다.
<오버 더 레인보우>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노래 ‘Somewhere Over the Rainbow’로 시작한다. 고전영화의 요정 주디 갈란드의 낙랑한 음성으로 들었던 이 추억의 노래는 무구한 사랑의 아름다움을 예찬한다. <오버 더 레인보우>의 기상캐스터 진수는 연희의 말을 듣고 비오는 거리에서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에 맞춰 탭댄스를 추기도 한다. <사랑은 비를 타고>의 뮤지컬 스타 진 켈리가 떠오르는 이 장면 역시 노스탤지어에 기댄 이 영화의 정조와 닿아 있다. 하지만 <오버 더 레인보우>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대립하는 두 요소의 맞물림이다. 장르적으로 보면 멜로와 미스터리가 물려 있고 시간상으로는 과거와 현재, 기억과 추억이 교묘하게 물려 있다. 더이상 새로울 것 없는 멜로드라마의 관습을 비껴가기 위해 궁리한 이 영화의 전략은 퍽 영리하다. 엄청난 파격을 시도하지는 않지만 흔해빠진 멜로영화의 관습과도 거리를 두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오버 더 레인보우>가 택한 차별화의 비책은 ‘미스터리’로 관객의 시선 끌기다. 진부하기 짝이 없는 ‘부분 기억상실증’이라는 설정을 눈감아줄 수 있는 것도 그것이 이 시선 끌기를 위한 불가피한 드라마의 요구이기 때문이다.
미스터리와 로맨스 사이의 ‘힘 조절’은 <오버 더 레인보우>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였다. 진수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미스터리 플롯을 따라 흘러가는 정보의 게임이다. 사고로 인한 기억상실, 자동응답기에 남은 음성, 연희와의 만남,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한 탐문의 과정은 이 가련한 기억상실증 사내가 빠진 미궁의 깊이를 조절하는 장치들이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서스펜스, 맥거핀(드라마를 따라가면서 계속 헛다리를 짚게 만드는 속임수)을 곳곳에 매설해 ‘다음’이 궁금해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들이 과거에 ‘사진’을 했던 친구들이라는 것도 이런 의도의 연장이다. 시간을 보존하는 ‘사진’의 본질은 묘연해진 기억을 복구하려는 진수의 강박증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먼지가 켜켜이 쌓인 사진첩을 들추어보듯 진수는 두텁게 내려앉은 더께를 걷고 기억의 조각들을 모은다. 윤곽조차 불분명한 흐릿한 사진에서 출발해 마침내 선명한 사진으로 진실을 확인하는 것처럼 이야기는 느리게 중심을 향해 다가간다. 이 기억의 퍼즐게임은 꽤 흥미롭다.
일단 미끼를 던져놓은 다음 드라마는 잔가지를 치기 시작한다. 왔다갔다하는 시계추마냥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은 ‘이미 지나간 시간’과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맞물리게 한다. 이는 내일 날씨를 알려주는 기상캐스터 진수와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는 지하철 유실물 센터 직원 연희의 캐릭터(사회학과 출신의 연희가 유실물 센터 일을 하는 것이 좀 아리송하지만)를 그럴듯하게 포장한다. 미스터리 플롯이 제 역할을 다할 때쯤 배턴을 이어받는 것은 진수와 연희의 로맨스 플롯이다. 두 사람이 대학시절로 시간을 되돌려 향수에 젖는 동안 진수의 기억을 쫓던 관객은 이제 과거의 추억으로 자리를 옮긴다. 선남선녀 로맨스의 완성을 소망하는 관객의 심사를 꿰뚫어보듯 드라마는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이때쯤 ‘환상 속의 그녀’에 대한 궁금증은 잠시 유보된다
이같은 미스터리와 멜로의 동거는 자연스러운가? 진수의 기억을 일깨우기 위해 동원한 주변 인물들 중 일부가 맥을 못 추는 통에 미스터리 퀴즈를 푸는 재미가 반감되는 경우는 더러 있다. 중반 이후 영화가 조금 지루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몇몇 실패한 캐릭터가 거슬리지만 이런 약점이 전체 드라마를 뒤흔들 정도는 아니다. ‘자연스러움’을 입버릇처럼 강조했다는 안진우 감독의 말마따나 이정재와 장진영 커플은 20대 초입의 풋내 나는 청춘에서 서른 무렵의 무르익은(?) 남녀까지 무난하게 연기한다. 과거와 현재의 맞물림은 이런 회상체 영화에 끼게 마련인 플래시백이나 설명 투 내레이션을 피하고 유연하게 시간을 넘나든다. <오버 더 레인보우>의 과거회귀는 무겁거나 퇴행적이지 않다. 다분히 상업적인 계산을 뒤춤에 감추고 있음에도 이 영화가 얄밉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음평론가 리뷰] 비온 뒤, 무지개 아래서 파랑새를 찾다
2002-05-20 | Mcinnis | Daum 영화 평론가
흔히들 사랑은 길어야 3년이라고 한다. 감정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희석되기 마련이고, 그 동안 쌓이는 건 낭만적인 추억 대신 현실에서 부딪치는 감정의 불협화음 뿐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처음에는 한가지 얼굴로 마주봤던 것이, 권태의 이름으로 바뀌어 지루한 일상이 주는 괴로움을 맛보는 것처럼 짜증이 일기도 할 것이다. 사랑의 지속성이란 좀처럼 증명하기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보다 과거를 더 아름답게 기억하고 싶어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진행중인 만남보다 이미 끝나 한참은 식어버린 사랑이 문득 문득 생각 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즈음 대체로 떠올리고 싶어지는 한때는, 사랑을 시작할 그 언저리 어디쯤일 것이다.
영화 <오버 더 레인보우>는 기억과 망각이라는 두 가지 도구로 현재와 과거를 교차 진행시키며 사랑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정통 멜로 드라마다. 교통사고로 인한 '부분기억 상실'을 계기(?)로, 간직해두기만 했던 짝사랑의 주인공을 찾아 떠나는 과거로의 여행이 만들어주는 느낌은, '동문 찾기 사이트'가 붐을 이뤘던 때 사람들 가슴속에서 일렁이던 설레임과 닮아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어떻게 변했을까?' 라는 현재형 물음대신 '어떤 사람이었을까?'라는 과거형 물음이 던져진다는 점일 것이다.
기억의 주체가 사라져버린 상황에서 주인공과 관객은 동일한 위치에 서서 주인공의 과거를 함께 훔쳐볼 수 있는 비교적 동등한 대상으로 바뀐다. 기억을 잃은 주인공은 자신의 이야기를 주위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재구성하며, 감독은 관객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이야기 안으로 들어오길 권유한다. 그리고 우리들은 흔쾌히 이 제안에 응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사랑은 아직 한 사람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시작되지 않은 사랑이므로.
처음부터 영화는 사랑하는 대상이 누구인지에 관해 추리해 나가며 전개되고, 그것 자체가 이야기의 전체 구조가 된다. 그러므로 결말이 실체(대상)를 드러내는 데까지만 한정되며 따라서 사랑의 진행상태나 위기, 이별까지 구경하는 부담은 갖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이미 알고 있다. 마치 동화 속 치르치르, 미치르가 파랑새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접하듯 그래도 어딘가에 희망적 결말이 도사리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장르는 자연스레 코미디를 섞어 한껏 밝아지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과거의 기억으로 신비로운 느낌까지 동시에 전해진다.
그러나 과도한 웃음이 아련한 추억의 여백을 삼켜버린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화는 쉼 없이 교환되며 그 작은 틈을 비집고 관객들의 웃음을 잠시간 유도하지만 곧이어 대화는 또 흐른다.
기억은 때론 더디 흐르고, 멈추기도 할텐데... 많은 사람들이 과거 속에서 기억을 함께 공유한 탓인지 추억은 여러 사람에게 찢겨져 새로운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기에 분주해진다. 결과적으로, 같은 시기를 함께 한 사람들에 의해 하나의 테마는 동시에 여러 개의 스피커를 통해 빈번하게 울려 퍼지고, 타인에 의해 짜 맞춰진 기억의 모자이크는 그로써 인위적이며 낯설기까지 하다. 그것이 웃음 속으로 사그라들지 도드라져 보일지는 관객의 시선에 달렸다. 아무래도 관객의 시선을 돌릴 막중한 역할은 주인공인 진수(이정재)와 연희(장진영)가 맡아야 할것 같은데... 다행히 사공이 많아도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힘은 이 둘에게 안배되어 있고, 잘닦인 연기력 덕분에 대화의 흐름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이들의 직업을 살펴보면 재밌다. 기억을 잃어버린 진수는 내일의 날씨를 예상하는 기상캐스터이고, 진수의 기억 찾기를 도와주는 연희의 직업은 잃어버린 물건을 보관해두는 지하철 분실물센터 직원이다. 이들이 그려나갈 앞날의 일들과 직업은 작위적이든 그렇지 않든 묘한 통일성을 보이며 서로를 보완해준다.
영화 <오버 더 레인보우>는 영화음악 'over the rainbow'의 출처를 자연스레 떠올릴 줄 아는 세대들에겐 이미 자신들의 품속에 예쁘게 포장된 옛 추억을, 그리고 사랑에 익숙지 않은 풋내기 연인들에겐 사랑의 설레임을 선사해줄 고전적이나 산뜻한 영화다.
영화에 따르면 사랑은 비를 타고 온다니, 한쪽 옆구리가 시린 이들은 우산 한 개씩 준비하고 극장 앞에서 기다리다보면 계획된(?) 우연이라도 만나게 되지 않을까? 다행히도 올 해에는 비오는 날이 많이 들었단다.